유스티나
이 마음은, 반드시 영원할 거라고.
계속 변하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천장에서 빛나는 샹들리에.
아름다운 세공을 한 하얀 기둥, 중앙에는 금테를 두른 대형 계단.
커다란 방에서는 아름답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파트너의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며 가련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사내가 흘끗 이쪽을 보는 것이 보였다.
그 옆에는 꽃처럼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소녀.
사내의 시선을 쫓는 것처럼 그녀 역시 이쪽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유스티나는 눈을 내리깔았다. 미소 지을 수가 없었다.
유스티나는 후작가의 장녀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재상이고, 오빠는 왕세자의 측근 중 한 명으로, 아버지의 보좌를 맡고 있다.
이대로라면, 오빠는 차기 재상이 될 것이다.
어머니는 이웃나라의 공주로, 한때 진주 공주라고 불렸던 아름다운 사람이다.
유스티나의 외모는 어머니를 닮았다.
하지만 머리와 눈동자의 색은 아버지를 닮았다. 회색 머리에 파란 눈동자.
윤기있는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를 가진 어머니를 전체적으로 옅게 한 듯한 인상 때문에,
재를 뒤집어썼다며 조롱을 받기도 했다.
덧붙여서 오빠는 반대로, 아버지를 닮은 외모에, 어머니의 색채를 가졌다.
유스티나는 약혼자가 있었다. 이 나라의 제3 왕자. 이름은 알베르토.
그는 동화 속에 나오는 『 왕자님 』의 외모를 갖고 있었다.
약간의 가르마를 탄 금발. 맑게 갠 푸른 하늘 같은 푸른 눈과, 잘생긴 외모.
대인 관계도 좋고 무예도 뛰어난 왕자님.
"... 칫."
바로 옆에서 오빠가 혀를 찼다.
본래라면, 약혼자인 황자가 유스티나의 에스코트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오늘 밤, 유스티나를 에스코트하는 사람은 오빠였다.
올케는 지금 임신을 했기에 이런 자리에 나올 수 없었다.
알베르토와의 사이는, 처음엔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
사이좋은 소꿉친구였던 우리들은 어느샌가 서로를 이성으로 의식하기 시작했고,
그 후에 관계가 깊어져 약혼식을 거행했던 2년 전에는, 서로를 장래의 반려자로서 인정하고 맹세했다.
유스티나의 가슴에는 지금도 그 서약의 증거인 보석들이 빛나고 있었다.
이 관계가 바뀐 건 1년쯤 전부터일까.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디 어디의 아가씨와 함께 다정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눴다던가.
미복으로 외출한 참에, 용모가 아름다운 여성과 같이 있었다던가.
그런 소문들이 생겨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어낸 이야기는 아닐 터였다.
(※ 미복 : 지위가 높은 사람이 무엇을 몰래 살피러 다닐 때 입는 남루한 옷.)
애초에, 알베르토는 관심받기 좋아하는 막내 같은 체질이었다.
야회에서도 처음에는 정중하게 아가씨들의 권유를 거절했지만,
얼마 안 있어 귀찮아진 모양인지, 상당한 수의 아가씨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퍼스트 댄스만은 유스티나와 췄지만, 그 이후엔 따로 행동했다.
내 무엇이 잘못이었을까.
자각은 없지만, 분명,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
약혼이 정식으로 결정된 뒤, 유스티나는 왕자의 비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알베르토가 왕이 될 리는 없겠지만, 왕가의 일원으로서 외국에 사절로 가게 될 것은 확실했다.
모국뿐 아니라 주위 여러 나라의 언어, 습관, 역사를 알아두어야 했다.
힘들었지만 그것이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좋아했고, 머지않아 나라를 위해, 알베르토를 위해 필요한 일이었으니까.
그랬지만... 하지만 둘이서 만나는 시간은 적어졌다.
어느샌가 알베르토는 어느 한 아가씨와 함께 다니고 있었다.
금발 베이스에 꽃잎 같은 분홍색이 섞여있는 특이한 머리 색깔을 가진 미소녀였다.
변경의 자작 출신이었지만, 아주 우수하다고 들었다.
결국, 후작가는 왕자에게 쓴소리를 했다.
불특정 다수와의 『 장난 』이라면 용서할 수 있겠지만, 특정한 바람 상대를 두는 건 언어도단이다, 라고.
유스티나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생각도 이상했다.
바람이든 뭐든.
애정을 다른 사람에게 향하게 되었다면,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빙글빙글 돌며 그 꽃은 아름답게 춤을 추었고, 그 미소는 요정 같았다.
그리고 그것을 상냥하게 바라보는 왕자님.
아, 마치 그림 같은, 꿈같은 이야기.
알베르토가 다시 이쪽을 힐끗 쳐다봤다.
유스티나는 가슴팍의 펜던트를 움켜쥐었다.
좋아했다.
바라보는 눈을, 웃는 얼굴을. 그 목소리까지.
너무 좋아했다.
당신의 세계에, 내가 있는 것을.
하지만.
(...... 이제 됐어.)
유스티나는 생각했다.
됐어. 이제는 무리야.
이대로, 계속 생각하는 건.
알베르토는, 유스티나가 잘 모르는 그 여자와 웃다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달콤하게 녹아버려 견딜 수 없다는 듯이.
자꾸만. 자꾸만. 자꾸만.
마치 유스티나에게 보여주듯이.
슬펐다, 너무. 너무 괴로웠다.
그래도 약혼자는 유스티나니까. 마지막으로 그의 옆에 서 있는 사람은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 이제는 됐어.)
이제 필요 없어.
움켜쥐고 있던 손을 풀고.
유스티나는 고개를 들었다.
시야가 넓어졌다.
시선 끝에는 전하께서 계셨다. 똑바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더는 외면할 필요가 없었다.
알베르토의 얼굴은 어딘가 굳어 있었고, 그러다가 순식간에 창백해져 갔다.
몸이라도 안 좋은 걸까, 하고 유스티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뭔가 당황한 듯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유스티나는 담담하게 바라봤다.
옆에 있는 오빠나 어딘가에 있던 아버지가 눈총이라도 주었던 것일까.
"티나!"
쭉 뻗은 손.
(... 싫어. 닿고 싶지 않아.)
유스티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반 발짝 물러서 깨끗한 커트시를 했다.
정중한, 거절이었다. 눈치챘을까. 상관없어, 그런 건.
유스티나는 그의 팔이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고개를 들었다.
"와 있었구나, 티나."
"......"
몰랐을 리가 없었다. 유스티나는 일그러질 뻔한 입가를 부채로 가렸다.
"오랜만에 같이 춤이나 출까?"
옆에서 오빠가 살기를 뿜었다. 그건 그렇겠지.
춤이나 출까, 라며 약혼자에게 권유하는 그 반대편에는,
알베르토와 같이 다니던 소문의 미소녀가 팔짱을 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
시선을 눈치챈 듯, 알베르토가 소녀의 팔을 치웠다.
그 난폭한 행동이 유스티나를 더욱 불편하게 했다.
"전하. 오늘 야회는 그녀가 파트너겠죠? 그런 거친 행동은 너무한 것 같네요."
"... 티나!"
"게다가 파트너의 허락도 없이 다른 여자에게 댄스를 신청하다니."
"너는! 넌 내 약혼자잖아!"
유스티나를 향한 간곡한 시선에 유스티나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곧 마음은 바뀌었다.
약혼자?
그걸, 당신이 말하는 거야?
약혼자가 아닌 여자를 에스코트하기 위해, 연락 하나로 끝낸 당신이?
"... 염려하실 것 없습니다, 전하."
"그렇습니다. 오늘 유스티나의 파트너는 오빠인, 바로 저니까요."
오빠가 앞으로 나섰다.
"전하께서는 그쪽의 아가씨와 함께 즐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티나."
"네, 저는 이의 없습니다."
"티나!"
어째서 비난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납득할 수 없다, 라고 유스티나는 생각했다.
예쁜, 상당히 예쁜, 푸른색의 눈동자.
바라보면 기쁘고 행복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관없어.
유스티나는 호소하는 알베르토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오빠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티나. 이걸로 좋은 거니?"
"응, 좋아."
쳐다보지 않고 묻는 오빠에게 대답했다. 망설임은 없었다. 이젠 됐어.
스스로도 놀랐을 정도였다.
"그렇구나."
기쁜 듯 오빠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는 일 처리가 빠른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반드시, 내일이면 파혼의 수속을 시작할 것이다.
꽤 전부터 말해왔기에, 어쩌면 이미 준비는 끝났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약혼자를 찾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당분간은 푹 쉬고 싶었기에,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신세를 졌던 왕궁 분들께는 죄송했지만, 왠지 해방된 기분이었다.
좋아했다. 기나 긴 첫사랑이었다.
이 생각 하나만으로도, 그 끝에는 행복한 결혼이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실수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젠 됐어.
안녕히.
유스티나는 마음속으로 작게 중얼거리며, 마음의 문을 쾅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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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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