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밖에 없다구.」 「뭐라 말해야 할까?」
"그쳤네."
카에데가 웅덩이를 뛰어넘듯, 크게 한 걸음 내디뎠다.
"비."
그녀가 돌아본다.
반짝이는 미소가 내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다.
아스팔트, 비의 냄새.
우리가 고등학교를 나왔을 때만 해도, 비는, 흐린 하늘만 남긴 채 그쳐 있었다.
하늘을 보니 구름 사이로 빛이 쏟아지고 있다.
햇빛이 카에데를 비추는 것처럼 보였다.
평소보다 밝게 빛나는 밤색 머리가 예뻤다.
내가 카에데를 처음 의식했던 것은 중학교 입학식 때였다.
그때, 나는 그녀의 교복 차림을 처음 보았다.
전신 감색에 붉은 라인이 들어간 촌스러운 세라복이 카에데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아니, 왠지 이렇게 말하면 카에데를 「촌스러운 아이」라고 부르는 것 같아, 조금 어폐가 있네.
그것과는 다르다.
뭐랄까, 그게…… 평소와 다른 인상의 그녀가, 나의 망막에 선명하게 새겨진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들은 근처에 살아왔고, 언제나 무얼 하든 함께였다.
등하교 때에도 마찬가지.
친하게 지내는 그룹도 동일.
거리에서 술래잡기를 함께 하거나, 카에데의 집에서 함께 비디오 게임을 하며 놀거나,
근처의 악동 때문에 함께 울거나.
그 일을 부모님께 상담한 결과, 서로의 가족이 총출동하여 항의하러 가게 되거나.
그래서, 함께 사과를 받거나.
그러다 결국, 그 악동들과도 함께 술래잡기를 하게 되거나.
소위 말하는, 소꿉친구라는 놈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녀의 세라복 모습을 보기 전까진 카에데가 여자아이인 줄 몰랐다……
이것도 조금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다시 말해, 그 정도로 「절친한 친구」였던 셈이다.
하지만 눈치챘을 땐, 그녀를 의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완전히, 좋아하고 있었다.
그 생각을 전한 것은 한참이 지난 후였다.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정된 뒤였다.
일생일대의 대승부 ── 그 정도의 기개였다.
중학교 졸업식 날.
나는 카에데를 불러내, 좋아한다는 것을 전했다.
그 고백에 그녀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1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관계임에도, 나에게 처음 보여주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는다.
"역시, 비보다는 맑은 걸 좋아하는구나. 난."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옆얼굴을, 나는 지그시 보고 있었다.
코야마 카에데.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다.
***
"미네기시 군, 헤어스타일 바꾼 거야?"
카에데가 말한다.
"그런데 가르마 반대로 탔네."
"아아, 듣고 보니 확실히 그렇네."
"눈치채지 못했구나~!
나, 지금의 헤어 스타일 꽤나 좋아한다구.
앞머리를 왼쪽으로 넘기면, 왠지 어른스러워 보이지, 미네기시 군은."
"확실히."
"그렇지~? 아, 드물게 눈을 앞머리가 찌를 때가 있으니까, 그거 그만두는 게 좋다고 말해줘.
음침해 보인달까나."
"괜찮지 않아? 음침한 건 진짜니까."
"아하. 그렇구나!"
"지금 말한 거 전해줄게."
"엣, 너무해! 속였구나! 요헤이 너~!"
와하하, 하고 웃으며, 내 어깨를 툭.
아파, 하며 익살스럽게 반응한다.
"하지만 잘도 봤구나, 카에데.
가르마 같은 건 잘 알아채지 못하는데. 보통은."
"알아챌 수밖에 없다구. 매일 보니까~"
"매일 본다고?"
"응. 요헤이 때문에, 매일매일 보고 있잖아."
나 때문이었나.
"그럼, 미네기시와 사이좋게 지내는 거, 그만둘까."
농담을 던진다.
"응응. 현명한 판단이야!"
농담이 돌아온다.
나도 카에데도, 미네기시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장난이다.
"아, 그러고 보니 어제 ──"
그렇게 카에데가 말을 걸었을 때, 우리는 여느 때처럼 Y자로에 이르러 멈춰 섰다.
정면에는 오래된 신문가게가 하나.
그것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 길로 가면, 5분 정도면 카에데의 집이 나온다.
"── 음."
카에데가 표정을 살피듯,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검지를 세워 신문사 왼쪽을 가리켰다.
"…… 여기로."
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카에데가 싱긋 웃었다.
"미안해…… 우회하게 만들어서."
내가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길게 얘기할 수 있으니까, 나에게 있어서도 윈!"
카에데가 피스 사인을 취했다.
"…… 땡큐."
작은 소리로 말하는 나를 보고, 웃는 얼굴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그녀는 등을 돌렸다.
둘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 우회한다는 의미를 서로 확인하지 않도록. 암묵적인 동의 하에.
"그래서,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거야? 아까는."
그런 카에데에게 신경을 쓰지 않기 위해, 말을 했다.
"아~ 맞다!"
카에데도 화제를 바로 돌리려는 듯, 천진난만한 목소리를 냈다.
"사실은 말이지…… 그~ 아니, 뭐랄까."
"뭔데. 말하기 힘들어 보이는데."
"아~ 정말. 맞아. 말하기 힘든 얘기야, 실은."
나보다 반보 앞서 걸음을 옮긴 카에데가 머리를 비스듬히 위로, 아래로, 하며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뭔가 할 말을 찾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뭐야, 말해줘."
"아니 그게~ 실은 말이지~"
카에데는 등을 돌린 채였다.
"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이런 건 요헤이에게만 상담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러니까 뭔데 그래?"
그러고는, 그렇게 큰일은 아니야, 하는 것처럼 둘러대면서,
"…… 어제, 고백받았어."
등을 돌린 채, 카에데가 말했다.
***
"클래스의 남자에게."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속한다.
"아마 요헤이도 얼굴 정도는 알고 있을 거야."
"…………"
"축구부의 그, 하세베 군.
알지? 언제나 올백으로, 키가 큰.
보기에 따라서는, 아야세 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얼굴을 가진."
"…… 저, 저기. 아야세 고라면, 지금 형사 드라마에 나오는?"
"물어보고 싶은 건 그쪽이었어~?"
카에데가 등을 돌린 채, 킥킥킥 웃는다.
"맞아. 뱀 상의 배우.
…… 어쨌든, 본제는 아야세 고를 닮은 하세베 군에게 고백받았다는 얘기. 그쪽이니까."
"…… 그렇구나."
가슴이 욱신욱신 아프다.
너무 당돌한 이야기라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라며 가슴속에 불이 났다.
"그래서…… 뭐가?"
"응?"
"그러니까…… 어떻게 했는데."
카에데가 멈춰 선다. 덩달아 나도 걸음을 멈추었다.
"아~ 싫다아. 어떻게 했냐고 물으면, 뭐라 답하기 곤란한데……"
"갑자기 캐릭터 바꾸지 말고."
"헤헤헤."
건조한 웃음이었다.
"…… 응. 뭐, 확실히 별일 없었어.
단지, 그런 일이 있었다, 라는…… 보고?
그것뿐이야. 응, 그것뿐이야."
"…………"
"라는 것뿐! 이상!"
"……"
너 말야.
그렇게 호소하려다가, 역시 그만두었다.
내가 파고들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해 버렸기 때문이다.
"…………"
"…………"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흐른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아무래도 역시.
받아들이질 못하고 있어서.
무언가 말하고 싶어서, 말해 주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 뭐어" 침묵을 깬다.
"그랬, 구나……"
그러한 애매하고 짓궂은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것도 그럴게, 달리 뭐라 말해야 할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고백을 받았어.
의중을 떠보자니 촌스럽고, 「거절해」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도 아냐.
그래.
그렇게 말할 수 입장이 아니라고. 나는.
"미안 미안. 분위기가 이상해져 버렸네.
정말 미안해~ 나만 알고 있어도 상관없는 이야기였는데.
하지만 말이지 ──"
카에데는 아직 등을 돌린 채다.
그녀의 표정은 내게 보이지 않는다.
"──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친구, 요헤이밖에 없다구."
그리 말하고는, 걷기 시작한다.
그 뒤를, 나도 따라 걷는다.
친구.
그 말에, 나는 더욱 가슴이 아팠다.
코야마 카에데.
내 소꿉친구.
내가 좋아하는 사람.
어느새부턴가 의식하게 되었고, 그 마음이 커지고, 좋아하게 되어, 중학교 졸업식 날 고백을 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날부로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애인이, 한 번, 됐었다.
하지만, 그런 언약 이상의 아무것도 아닌 관계는 금방 해소되었다.
한 달 뒤의 일이다.
── 친구로 돌아가고 싶어.
카에데의 그 한마디에, 우리는 연인에서 친구로 돌아간 것이다.
"아."
카에데가 소리를 높이더니, 하늘을 올려다본다.
시선이 향하는 방향을 가리킨다.
그곳을, 나도 바라본다.
카에데가 돌아본다.
만면에 웃음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다.
"봐, 요헤이!"
코야마 카에데의 감정. 나의 사랑.
이미 끝나버렸을 사랑.
그럼에도 아직.
"무지개야!"
카에데는,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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