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여왕 폐하는 벌레와 함께

여왕 폐하는 벌레와 함께 세계를 정복하는 것 같습니다. 최초의 전쟁 - 10

venish 2020. 8. 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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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 전투 (2)


"철수다! 철수하라! 여기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마르크 왕국군은 1시간 동안 린의 거리로 유입된 괴물들에 대처하려 했으나 모두 허사로 끝났다.

그 딱딱한 껍데기는 칼로는 잘리지 않았고, 화살은 튕겨 냈으며,

무엇보다 그런 괴물이 몇 백, 몇 천, 몇 만이나 존재했던 것이다.

1만 5000의 수를 자랑하는 동방 진수군으로도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수의 폭력에 짓눌린 채, 송곳니와 낫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졌다.


"철수!? 어디로 도망가라는 거냐!?"


제1 보병연대 3대대의 대대장인 고란은 칼을 들고 싸우다가 철수 명령을 듣고 깜짝 놀랐다.

철수하라고 해도, 사방은 온통 괴물에게 둘러싸여 있어 도망갈 곳이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대대장님! 서쪽의 성문이 열려 있다고 합니다! 거기로 도망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 그렇게 하지. 그전에 이 괴물들을 어떻게 좀 해야겠지만!"


부관이 그렇게 말하자, 고란은 달려든 괴물을 클레이모어로 베어 내며 대답했다.

괴물들은 일반적인 장검이나 화살은 효과가 없지만,

클레이모어나 핼버드 같은 무거운 무기라면 그 껍데기를 때려 부술 수 있었다.


"클레이모어와 핼버드를 가진 병사들은 길을 열어라! 가자!"

"예!"


고란은 그렇게 외치며, 서쪽의 성문을 향해 달렸다.

온 거리에는 비명 소리만이 들렸다.

괴물들은 병사나 거리의 주민을 구별하지 않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있었다.

어제 저녁 1대대 지휘관과 마셨던 술집의 간판 처녀의 공포에 질린 비명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지금 고란에게는 거리의 주민을 도울 여유는 없었다. 자기들이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려도,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려도 모두 무시한 채, 서쪽 성문으로 내달렸다.


"멈춰라! 우군이냐! 소속은!"

"제1 보병연대 제3대대입니다! 철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든 통제력을 되찾으려는 고위 장교와 조우했다.


"철수라니! 린의 거리를 포기할 작정이냐! 저런 녀석들에게!

 그건 마르크 왕국군 일생의 수치다! 돌아가서 계속 싸워라! 철수는 허락하지 않겠다!"

"하지만, 철수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고위 장교가 막무가내로 철수를 금지하려 했지만, 고란이 소리쳤다.


"철퇴 명령 같은 건 들은 적이 없다! 체르노프 대장에게 최후의 최후까지 이 거리를 지키라는 명령을 받았다!

 어서 현장으로 돌아가서 싸워 -"


고위 장교가 고란 일행을 거리로 돌려보내려 했을 때,

땅속에서 송곳니가 튀어나와 고위 장교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분리했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는 그를 땅속으로 끌고 갔다. 도우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좋아, 철수다. 어찌 이런 싸움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고란의 말에 살아남은 3대대 병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쪽 성문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머지않아 도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지옥 같은 거리를 벗어날 수 있을 거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


고란은 자신과 병사들을 고무시키며 달렸다.

하지만 -


"도망칠 셈이냐?"


서쪽의 성문은 열려 있지 않았다.

아니, 서쪽 성문은 분명 열려 있었지만, 거미줄 같은 것이 성문을 꽉 채워 아무도 지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강행 돌파를 시도하다가 그대로 실에 묶여 괴물에게 도살당한 시체가 여럿 붙어 있었다.


"설마..."


고란은 절망에 빠졌다.


"여기를 지나가고 싶다면, 나를 상대해야 할 거다. 블러디 나이트 스웜인 이 『 세리니안 』을 말이지."


세리니안이라고 밝힌 여성은, 이 거리를 덮치고 있는 괴물의 하반신에 아름다운 여성의 상반신을 가진 괴물이었다.

흘러내리는 피와 같은 진홍색 갑옷에, 검은색의 장검을 손에 들고 고란 일행의 앞을 가로막았다.


"어쩔 수 없다! 강행돌파다! 궁병은 엄호해라! 중장보병은 앞으로 나와라!"


고란은 눈앞의 여성을 자기와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적으로 대했다. 참으로 정확한 판단이었다.

두꺼운 플레이트 메일로 몸을 가리고, 손에는 클레이모어나 핼버드를 거머쥔 중장보병이 앞줄에 섰고,

뒷줄은 궁병들이 세리니안이라고 밝힌 여성 - 아니, 괴물을 향해 활을 겨냥했다.


"죽어라!"


궁병들이 일제히 화살을 쏘자, 싸움이 시작되었다.


"우습군."


세리니안은 꼬리 부분에서 실을 쏘아 건물 옥상으로 뛰어올라, 궁병이 쏜 화살을 모두 회피했다.


"간다!"


그러고는 중장보병을 향해 단숨에 강하했다.


"으아악!"


세리니안의 검은 중장보병의 눈 부분을 가리는 얇은 부분을 뚫고 안구로 베어 냈다.

상당히 능숙한 검술이었다.


"기죽지 마라! 죽여라!"


고란은 위기 상황임을 알았지만,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여기서 도망치려 한다면, 세리니안이라는 괴물은 가차 없이 추격할 테니,

다시 괴물이 넘쳐나는 거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세리니안을 격파한 뒤 성문을 통해 탈출한다. 고란은 그렇게 결심했다.


"결국 인간들은 이 정도인 건가?"


중장보병 세 명이 동시에 세리니안을 덮쳤지만, 세리니안은 등에서 튀어나와 있는 곤충의 다리로

중장보병 두 명의 가슴을 꿰뚫었고 장검으로 남은 중장보병의 목을 베었다.

중장보병은 상당한 피를 뿜으며 땅으로 무너져 내린 뒤, 일어나지 않았다.


"자, 덤벼라. 인간들아. 다 죽인 뒤에 동포를 낳을 양식으로 써 주지."


세리니안은 장검과 다리 2개로 고란 일행과 대치했다.


"중장보병은 방어해라! 궁병은 계속 쏘아라!"


중장보병의 둔한 움직임으로는,

가볍게 장비한 날렵하게 움직이는 세리니안을 상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고란은

중장보병을 방패로 삼고 궁병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둔해, 둔해, 둔해!"


궁병들이 화살을 쏘았지만, 세리니안은 자신의 검과 꼬리로 방어했다.

수십, 수백의 화살이 날아갔지만, 세리니안에게 상처를 입힌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무, 무리야! 이런 괴물을 상대로는 싸울 수 없다고!"

"누군가 도와줘!"


궁병들은 자신들의 공격이 모두 막히자, 겁을 먹고 도주를 시작했다.


"기다려라! 거긴 괴물 투성이다! 몰살당할 것이다!"


고란이 제지하는 것도 무시한 채 도망치던 궁병들은 골목길에서 뛰쳐나온 괴물의 송곳니와 낫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다가, 곧 조용해졌다.


"더 싸울 거냐, 아니면 얌전히 먹힐 것이냐?"


세리니안은 검을 겨눈 채, 고란 일행과 대치했다.


"누가 잠자코 먹이가 될 줄 알고...!"


고란은 각오를 다지고 중장보병들과 함께 세리니안을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하지만 공격은 다시 불발로 끝났다.

중장보병들의 발은 세리니안이 쏜 거미줄에 걸려 묶였고,

유일하게 돌파한 고란의 검은 세리니안의 검이 받아쳤다.


"아직이다!"


고란은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반복했다.

오른쪽, 오른쪽, 왼쪽, 위, 오른쪽. 모든 각도에서 빠르게 검을 휘둘렀지만, 세리니안의 검술은 남달랐다.

그녀는 고란의 공격을 모조리 튕겨냈고, 반대로 고란을 향해 검을 휘둘러 그의 오른팔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제기랄..."

"괜찮습니까, 대대장님!"


고란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을 때, 실에서 탈출한 중장보병들이 달려왔다.


"동시에 덮쳐라! 놈이 대응할 수 있는 건 세 명까지다! 그 이상은 대처할 수 없을 것이다!"

"예!"


고란이 외치자, 중장보병 다섯 명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누가 대응할 수 있는 게 세 명까지라는 거지?"


세리니안은 기괴하게 웃더니, 꼬리를 비비 꼬며 중장보병과 맞섰다.

그리고 달려든 다섯 명의 중장보병은 -


"뭐라고..."


고란의 눈을 의심하는 결과가 펼쳐졌다.

세리니안은 실로 두 명의 움직임을 봉한 뒤, 그 틈에 세 명을 장검과 곤충의 다리로 꿰뚫었고,

그들을 정리하자 움직임을 봉한 두 명을 장검으로 한 명씩 처리했다.

선혈이 뿜어져 나와 세리니안 갑옷으로 튀었지만, 그 핏물은 세리니안의 진홍색 갑옷에 녹아들었다.


"자, 마지막은 너다."


세리니안은 고란을 향해 장검을 휘두르며 그렇게 선언했다.


"개 같은 놈들... 이 괴물들은... 엘프가 흑마술로 소환한 악마인가!"


고란은 한 손으로 장검을 받은 채, 그렇게 외쳤다.


"엘프가 우리를 소환했다고? 장난치는 거냐?

 나는 위대한 아라크네아의 여왕 폐하에 의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

 엘프 따위에 소환된 것이 아니란 말이다. 아라크네아는 엘프 따위는 초월한 위대한 문명이다!"


세리니안은 당당히 그렇게 선언했다.


"아라크네...아? 그게 너희 나라의 이름이냐?

 도대체 어째서 우리나라를 침략한 것이냐! 네놈들은 야만인이냐!"

"바보 같은 말이군. 먼저 손을 댄 것은 너희다.

 너희들이 우리와 우호 관계에 있던 엘프들을 습격했고, 여왕 폐하는 그 일로 격노하셨다.

 그대로 마르크 왕국을 이 지상에서 없애기로 결심하실 정도로."


고란이 아픔을 참고 외치자, 세리니안은 그렇게 조용히 말했다.


"너희 나라는 이 지상에서 말소될 것이다. 나라의 백성을 단 한 사람도 살려 보내지 않을 것이다.

 그래, 여왕 폐하는 결심하셨다. 나는 그 명령에 따를 뿐이다.

 원망하고자 한다면 바움휘터 마을을 덮친 성 어거스틴 기사단이라는 걸 원망해라."

"역시 성 어거스틴 기사단을 공격한 것은 너희 -"


고란이 마지막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세리니안이 목을 쳐냈다.

선혈이 솟구쳐 오르며 세리니안의 갑옷을 더욱 붉은빛으로 물들였다.


"수고했다, 세리니안."

"여왕 폐하!"


세리니안이 고란 일행, 제1 보병연대 제3대대를 처치하자 뒤에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라크네아의 여왕이었다.

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는 어울리지 않는, 장려한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세리니안에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말이 너무 많다. 송사리는 적당히 처리하면 된다. 일일이 대화를 받아 줄 필요는 없다.

 그러고 있기엔 시간이 모자라다."

"죄, 죄송합니다. 여왕 폐하!"


팔짱을 낀 아라크네아의 여왕이 주의를 주자, 세리니안이 고개를 숙였다.


"일단은. 멋있었다, 세리니안. 역시 내가 자랑하는 영웅 유닛이다.

 너는 잘 키워서 머지않아 세계 최강의 스웜으로 만들어 줄 테니, 죽으면 안 된다?"

"예. 반드시 살아남고 말겠습니다."

 

아라크네아의 여왕이 다정하게 말하자, 세리니안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울지 마, 울지 마. 세리니안은 어린애가 아니라 역전의 강자니까."

"죄송합니다. 여왕 폐하의 말씀이 너무 감사해서..."


훌쩍훌쩍 우는 세리니안의 머리를, 아라크네아의 여왕이 그래 그래 하고 쓰다듬어 주었다.


"자, 여기서의 싸움을 끝내자. 그리고 다음 거리로, 그다음 거리로, 그리고 마지막에는 왕도 시그리아를 함락시킨다."

"알겠습니다, 폐하."


아라크네아의 여왕이 그렇게 말하자, 세리니안이 대답했다.

 

 

 


린의 거리 전투.


주둔하고 있던 동방 진수군은 궤멸되어, 1만 5000명의 전력이 통째로 소멸되었다.

린의 거리에 살던 사람들도 몰살되어, 15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숨졌다.

하지만 이는 악몽의 시작일 뿐이었다.


아라크네아의 여왕에 의한 리퍼 스웜 러시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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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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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3 リーンの戦い(2) 本日2回目の更新です。 ………………… 「撤退だ! 撤退しろ! ここで戦って勝てる相手じゃない!」  マルーク王国軍は1時間に渡ってリーンの街に流入した蟲に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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