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만난다면 하자, 나랑.」「아, 그래. 뭐라고?」 - 프롤로그
「전희 ── 가 아니라, 서론.」 「일부러 한 거잖아.」
"그렇네. 전희 ──"
세라복의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다 말고, 황급히 입을 오른손으로 막았다.
그러고는 작게 「이런」이라고 읊조렸다.
"── 서론이 필요하겠지. 역시."
그녀의 시선이 나를 일직선으로 찌른다.
나는,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내쉬며 한마디 했다.
"절대로 일부러 한 거잖아."
***
통칭・비치코.
나는 마음속으로, 세라복의 그녀를 편의상 그렇게 이름 붙였다.
덧붙여서, 「비치」가 유래다.
그러나 「비치」는 너무 직설적이고, 이태까지 몇 번이고 과도한 크레이지함을 보여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초대면인 상대에게 너무 실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비치코」.
비치한 아이, 의 약자로, 귀여움을 연출하기 위해서, 히라가나 표기로 해 보았다.
"사쿠라는……"
"어이, 잠깐."
"뭔데?"
"사쿠라라니, 설마 나를 뜻하는 거야?"
비치코가, 니히히, 하고 웃었다.
"맞아. 체리보이…… 체리보이…… 사쿠란보…… 바꿔서, 사쿠라.
히라가나로 표기해서, 귀여움을 연출해 봤어. 괜찮지?"
때리기 전에 되려 맞았다. 배로 갚는 게 문제가 아니다. 마음의 상처는 크다.
"괜찮지 않아! 초대면인 상대에게 체리보이라고 부르는 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하잖아!"
"그래서 좀 비틀었잖아. 이건 상냥함이라구?"
내가 아는 「상냥함」이랑 다르다.
일찍이 어느 문호가 「〈사람(人)〉의 〈근심(憂)〉을 알기에 〈상냥함(優)〉이다」라고 했지만,
그녀의 그것은 「〈사람(人)〉을 〈근심(憂)〉의 밑바닥으로 떨어뜨린다, 라는 의미의 〈상냥함(優)〉이라는 느낌이다.
뭐, 나도 마음속으로 「비치코」라고 부르고 있긴 하지만.
"아, 있잖아. 일단, 나도 이름이 있으니까…… 그, 오카자키 ──"
"스톱."
비치코가 오른손을 팍 내밀며, 내 발언을 제지했다.
"이름, 말하지 마."
"뭐어? 어째서."
"아직 그 정도까지의 관계는 아니니까. 그렇지?"
선을 모르겠다.
사람에게 섹…… 그, 뭐랄까, 수상한 행위를 하자고 권유한 주제에, 이름을 대는 건 금지라니.
"그러니까, 나도 이름을 대지 않을 거야. 잘 부탁해."
아, 그러세요. 뭐, 딱히 상관없지만.
딱히, 향후 연관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저 같이 비를 피할 뿐인 관계다.
이름을 모른다고 해도 불이익은 없다.
"그래서, 되돌아가서." 비치코가 갸웃하며 말한다.
"사쿠라는 좋아하는 애가 있어?"
"뭐, 뭐어?"
비치코의 질문에 이상하게 땀이 난다.
원체 젖어 있던 몸이, 더욱 흠뻑 젖은 듯했다.
"뭐, 뭐라는 거야. 당돌하게."
그리 말을 하고 나서,
「아니. 당돌한 건 직전의 질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치만, 나랑 하고 싶지 않다며?"
"그, 그래."
"그럼, 좋아하는 애가 있는 건가…… 해서. 그래서 거절당한 건가, 싶어서."
"다르다고! 좋아하는 애가 어쩌고 저쩌고 할 게 아니라, 보통은 거절하잖아!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까!"
"그렇구나. 그럼 처음이 아니라면?
예를 들어, 두 번째라거나."
"두 번째도 똑같아!"
"세 번째."
"이상한 경매를 개최하지 말라고!"
뭐냐구~ 하고 주눅이 든 듯, 비치코가 고개를 떨궜다.
얼마나 욕구불만인 건데, 라는 생각에 어이가 없었다.
설마 이 녀석, 유산균 음료의 방문 판매를 하듯, 번화가의 남성에게 말하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
"중요한 건 횟수가 아니라, 그 뭐냐, 친밀도라든가, 사귀고 있다든가 하는, 그런 관계성이라고."
"뭐~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지? 나와 너 사이에는 그게 없다고.
그런, 세…… 이상한 것에 이르기까지의 사이가 아니라고. 그래서 싫은 거야. 알겠어?"
응, 하고 비치코가 고개를 끄덕인다.
납득한 것 같았다. 그렇게 보였다.
"그럼 ──"
그러나, 아무래도.
"── 섹스만 하는 관계성만 있으면 되겠네!"
이 녀석은 끈질겼다.
"그, 그러니까……!"
"맞아. 그 말대로야. 사쿠라의 말대로. 관계성이 부족해, 우리는."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데!"
"으음, 관계성이라. 그렇다면……"
비치코가 비스듬히 고개를 들고, 잠시 생각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몇 초 뒤.
그녀는 검지와 중지, 그리고 약지를 세우더니,
"세 번."
"뭐?"
"세 번 만난다면, 그때는 ── 할래?"
또다시 알 수 없는 말을 내게 들이댔다.
"관계성 얘기는 어디 간 건데! 중요한 건 만난 횟수가 아니라고 아까 말했잖아!"
"응, 말했지."
"그럼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데!"
"그 세 번은 단순한 〈만난 횟수〉가 아니니까."
"뭐라고?"
"생각해 봐. 우리는, 지금, 여기서, 우연히, 만났어.
보통은 그러지 않는다구.
모르는 사람끼리 같은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거기서 여기까지 대화가 발전하다니. 그렇지 않아?"
뭐, 그건, 그렇……지.
비치코가 말을 걸어 오지 않았다면,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생판 남이니까.
"알겠어? 우리는 이미 남이 아니야. 하지만 그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어.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집이 근처라던가 부모끼리 사이좋은 것도 아니야.
그런 절묘한 관계성이 여기 있어."
"그거, 철학이라던가 그런 거야?
"철학은 아니야. 단순한 사실일 뿐.
그래서, 보통은 그 정도인 두 사람이, 더는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 그렇지?
접점이 없으니까"
"…… 그래서?"
"예를 들어, 그 후에 세 번이나 더 만났다고 한다면, 이제 그건 우연도 아니고, 보통 관계도 아니라는 거지."
"…………"
알 듯 말 듯한 추상적인 얘기였다.
"보통이 아니라면 뭔데."
"글쎄~"
비치코가 할 말을 찾듯, 잿빛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손을 등 뒤로 하고, 빙글 내게 등을 돌렸다.
그리고 두 걸음, 세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처마 밑에서 나오지 않는, 아슬아슬한 근처에 멈춰 서서, 뒤를 돌았다.
"운명."
그녀는, 똑똑히, 그렇게 말했다.
"…… 뭐야, 그건."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잖아."
"운명의 강매다……"
"절찬리 세일 중."
"자신의 발언이 저렴하다는 자각은 있어?"
니히히, 하고 비치코가 웃는다.
"그런 이유라구. 사쿠라."
"무슨 이유인데."
"드넓은 거리에서, 보통이라면 우리가 다시는 만나지 못할 만큼 넓은 이 거리에서,
만약 세 번이나 만날 수 있다면, 그건 운명이야.
우리는 운명의 두 사람이야. 그러니까, 그때는 ──"
거참.
여기까지가, 나와 그녀의 만남이었다.
제로 번째 만남.
이때의 나는,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떻게 될까라는 건, 당연히 알 수 없었다.
그러기는커녕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라 단정 짓고 있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즉, 확실하게 후일담이 있다는 뜻이며, 즉 나와 그녀는, 또다시 만나게 되어,
「보통」의 관계성이 아니게 되어 간다, 라는 뜻이다.
"── 불타오르는 듯한 그걸, 하자?"
이것은, 나와 그녀가, 세 번 만나기까지의 이야기.
만나서, 그리고 ── 그, 뭐냐.
뭐, 그 이상은 생략.
지금은, 너무 많은 것을 얘기해서는 안 된다. 그치?
…………………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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